1일 한은은 매년 이맘때 발표하는 한해의 ‘통화신용정책 운영계획’을 통해 물가목표 3%±1%, 연간 총통화(M3)증가율 13∼14% 등 정책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전철환(全哲煥)총재 등 한은 간부들이 이 계획을 밝힌 자리에서 오고간 말로 올해 통화정책의 속내용을 짚어본다.
▽“콜금리 연5%초반대도 가능할까”〓금융회사간 초단기 자금거래 금리인 콜금리가 어디까지 떨어질 것이냐는 질문에 전총재는 직답을 하지는 않았다. “30일 현재 연 6.0%니까 더 떨어뜨린다면 5%대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결과적으로 그렇다”고 대답했고 “5%초반대가 가능한가”라는 물음에는 “환율추이를 봐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전총재의 설명중에 눈에 띄는 부분은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생각보다 하향폭이 다소 넓어질 수 있다”는 대목. 지난주말만 해도 은행 투자신탁회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6%초반대의 콜금리를 바닥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전총재는 그것보다 1%포인트 가량 더 내려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은의 노파심〓한은의 궁극적인 목표는 경기부양이라기보다는 물가안정.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다짐이 적지 않았다.
“(하반기에) 통화증발압력이 높아지면 금리가 다소 올라가더라도 (돈을) 흡수할 필요가 있다”(박철·朴哲 부총재보)
보도자료에도 “올해 재정지출이 늘고 외자도입 등으로 통화증발압력이 커져 통화운용여건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문구가 통화운용계획 항목의 맨 앞줄에 있었다. “증권이나 부동산시장에서 거품이 발생해 구조조정추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유의”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한마디로 한은은 상반기(1∼6월)에는 콜금리를 대폭 내려 경기부양의 일선으로 앞장서겠지만 하반기(7∼12월)에는 다소 금리가 오르더라도 통화증발을 흡수해 물가를 잡겠다는 것. 물론 통화흡수, 금리상승 등은 경기가 되살아났을 경우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