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한생명 해외매각 방침…1兆부실대출 회수불능

  • 입력 1999년 2월 13일 17시 37분


신동아그룹 주력계열사인 대한생명이 위장계열사를 포함한 계열사들에 약 1조원을 대출했다가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상황에 빠졌으며 주식투자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어 부실자산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정부는 12일 시작한 자산부채 실사가 27일 끝나는 대로 대한생명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고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한 뒤 해외에 공개매각할 방침이다.

대한생명이 외국보험사로 넘어가더라도 보험계약은 유지되며 파산 등의 경우에도 보험료는 예금보호 대상이므로 가입시기 및 금액별 한도 내에서는 환급이 보장된다.

금융감독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13일 “대한생명이 15개 가량의 공식 및 비공식 계열사에 빌려준 1조원 가량의 대출금중 상당 부분이 부실여신으로 판단되는 등 부실 규모가 예상외로 큰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한생명의 현재 자금사정이나 영업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실사결과 부채가 자산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뒤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외매각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생명의 최종처리 방침은 실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확정 발표될 예정이며 해외매각하기로 결정되면 이에 앞서 정부가 일정액의 공적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라는 것.

대출금 총액은 7조5천억원으로 △기업대출 5조1천억원 △개인대출 1조2천억원 △약관대출 1조1천억원 등이다.

대한생명이 최근 금감위에 제출한 자료에는 기업대출중 계열사에 대한 대출은 작년말 현재 7개사에 4천1백90억원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금감위는 계열사를 통해 지배하는 7,8개의 특수관계사에 나간 대출금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계열사 대출금은 모두 1조원에 이르며 이중 대부분은 부실채권이라고 보고 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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