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제」 퇴출되나?… 기업들 선임 기피

  • 입력 1999년 2월 18일 19시 24분


최대주주나 최고경영진의 독단경영을 견제하기 위한 사외이사제도가 흔들리고 있다. 올해로 도입된지 2년째를 맞았지만 기업이 사외이사 선임을 꺼리고 전체 사외이사수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기이사를 줄인다〓증권거래소는 몇몇 기업이 올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 수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주택은행은 27일 정기주총에서 정관상 이사 수를 25명에서 15명으로 10명 줄이겠다고 공시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주총부터 전체 이사의 25%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풀이한다. 거래소는 주총이후 사외이사를 채우지 못하면 곧바로 상장폐지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작년 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제도가 99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고되자 상장기업들은 이사수를 줄였다. 증권거래소가 조사한 2백70개사의 경우 작년 3월말을 전후해 이사수를 2천2백34명에서 이후 2천28명으로 2백6명 줄였다. 1개사당 평균 이사수는 주총 이전 9.8명에서 이후 8.9명으로 감소했다.

▽사외이사 사임 늘어난다〓18일 현재 상장사 사외이사는 6백11명(4백74개사)으로 작년 3월말 6백50명(5백1개사)보다 39명이 줄었다고 증권거래소가 밝혔다. 85명(상장폐지로 그만둔 29명 포함)이 사임하고 46명이 새로 임명된 것.

증권업계에서는 이들의 주된 사임 이유를 경영실패에 대해 경영진의 법적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아지고 소액주주운동이 활발해진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사외이사가 아예 없는 기업도 작년 3월 1백11개사에서 현재 1백20개사로 늘어났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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