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이 12월 결산법인 5백94개사 가운데 1백7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금융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작년에 손실을 대거 반영한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순이익은 97년도 2조3천3백61억원에서 4조3천9백85억원으로 88% 늘어났다.
그러나 은행을 포함할 경우 98년도 순이익 합계는 4천6백28억원으로 떨어져 전년도의 2조2천1백57억원보다 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말 대우증권이 12월 결산법인 2백69개사의 순이익 합계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던 것에 비하면 이들 기업의 영업실적은 크게 호전된 셈.
대우증권 관계자는 “조사대상 기업의 수가 적긴 하지만 비금융업의 이같은 순이익 증가율은 95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중 제조업의 순이익은 1조6천5백71억원에서 3조1천8백13억원으로 92%의 증가율을 보였다. 서비스업은 6천7백90억원에서 1조2천1백72억원으로 79% 늘었다.
대우증권은 작년초에 1천7백원까지 치솟았던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작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1천2백원대로 낮아져 외환비용이 줄어든 것이 순이익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는 심한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수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수출에 힘쓰는 한편 자산 매각과 인건비 절감 등의 구조조정 노력도 일부 반영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사대상기업 중에선 포항제철이 지난해 1조1천2백29억원의 순이익을 내 이익규모 1위를 기록했고 그 다음이 한국전력의 1조7백50억원, 삼성전자의 3천1백32억원순.
기업별로 보면 외화부채가 많은 ㈜SK의 경우 97년엔 1조2천2백79억원의 환차손을 입는 바람에 순익을 2백2억원 내는데 그쳤으나 작년엔 순익이 1천1백50억원으로 469% 늘었다.
쌍용정유도 순익이 9백44억원에서 2천7백14억원으로 188% 증가했다. 그러나 빅딜대상인 한화에너지는 적자가 5백82억원에서 8백30억원으로 커졌다.
한편 이번에 조사한 1백77개사 중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 기업은 삼성중공업과 한미은행 풍산 한라공조 극동도시가스 등 22개. 순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89개였고 감소한 기업은 44개였다.
적자로 돌아선 기업은 현대자동차써비스 LG산전 동양시멘트 두산포장 쌍용양회 등 15개였고 2년 연속 적자가 지속된 곳은 한화에너지 등 7개사였다.
순이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은 흥아타이어(3,480%) 삼성전기(2,057%) 경동도시가스(2,053%) 이수화학(1,937%) 등이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