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00년대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는 국토 면적 약4만㎢의 작은 나라이다. 이 일대 바다는 간만의 차가 커서 한국의 서해안처럼 간척하기에 매우 좋은 곳이다. 네덜란드는 8백년전부터 간척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은 국토면적의 4분의 1인 약 1만㎢가 간척을 통해 얻은 땅이다.
최근 중국은 2000년대 인구 증가에 대비해 황해안 1만8천㎢의 해안선에 최소한 1만㎢의 간척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97년 한국의 양곡자급률은 약 60%밖에 되지 않았고 양곡수입액은 약28억달러에 달했다. 2020년 한국 인구를 5천3백만명으로 추산하면 필요한 양곡은 약 8천4백만t이 될 것이다. 지금도 매년 농경지 면적이 감소되고 있다. 인구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서해안 간척사업으로 식량증산을 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새만금 간척지에는 만경강 동진강이 흐른다. 간척지 조성 이전부터 오염된 강물이 서해안으로 흘러들어가 바다를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들 하천의 양안에 차수구(遮水溝)를 만들어 유입되는 오수를 하류로 유도하고 침전지를 만들어 바다로 방류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침전지에서 대략 처리된 물을 관수로로 수백m 바다 한복판에 방류하는 것이다. 미국 5대호에서는 오래전부터 이같이 관수로를 통해 오수를 호수 한복판으로 유도하고 특수한 장치를 이용해 희석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다만 새만금 간척지를 복합단지로 개발하려는 계획은 재고돼야 한다. 간척지는 원래 지반이 약해 그 위에 시설물을 만들려면 엄청난 추가비용이 들어간다. 시설물은 부근 육지에 만들고 간척지는 농지로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안수환<서울대 명예교수·토목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