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구조조정 강행 등에 반발해 민주노총이 24일 노사정위원회에서 탈퇴한 데 이어 노동계가 3,4월 ‘총력투쟁’에 돌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반면 정부는 불법점거 등 폭력행위가 발생하면 즉각 공권력을 행사하는 등 강경대응키로 해 산업현장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양대 노총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외국투자가 및 신용평가회사들은 한국의 고질병인 ‘적대적 노사관계’가 재연돼 경제회복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 노동계 움직임
민주노총이 24일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데 이어 한국노총도 3월말까지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 등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노사정위를 탈퇴한다는 ‘조건부 탈퇴’를 26일 결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산별 부위원장 및 조직 책임자들은 25일 열린 분과위에서 ‘조건부 탈퇴’가 아닌 ‘완전 탈퇴’를 강력히 주장하고 나서 결과를 단정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편 현대정공 노조(위원장 안현호)는 회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발해 25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파업을 벌인 데 이어 26일에도 예정대로 오전 8시부터 8시간 동안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직무대행 황치수 수석부위원장)는 회사측의 시트사업부 일방 매각 등에 반발해 26일 하루 동안 벌이기로 했던 전면파업을 25일 취소했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측이 구조조정작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다시 조합원 총회를 소집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임금동결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5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회장단회의를 열고 올해 임금조정은 △구조조정을 완료한 기업은 작년 수준에서 동결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해고회피 노력과 연계해 기업의 사정에 따라 적정비율을 삭감토록 권고하는 임금 가이드라인을 채택했다.
★ 정부방침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진형구·秦炯九검사장)는 25일 민주노총이 대정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사업장 불법점거 등 폭력행위가 발생하면 즉각 공권력을 행사하고 주동자를 사법처리키로 했다. 검찰은 이날 국가정보원 경찰청 노동부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안합동수사본부 실무협의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폭력행위가 없는 단순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최대한 공권력 행사를 자제하고 노사 당사자간의 자체 해결노력을 지켜본 뒤 사업주의 고소고발이 있을 때만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25일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불법파업 등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노동부 등 공안기관들의 공식 협의기구로 ‘공안대책협의회’(가칭)를 만들기로 했다.
〈정용관·조원표·금동근기자〉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