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협상]『中수역서만 쌍끌이조업』 착각

쌍끌이어선이 일본수역내 조업 대상에서 빠진 것은 해양수산부의 ‘행정착오’가 빚은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명백하다. 정부도 뒤늦게 이점을 인정했다. 한일어업 실무협상 주역을 맡았던 해양부측은 쌍끌이어선의 일본수역 조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재협상을 시도하는 등 고심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왜 빠졌나〓해양부 협상실무팀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 조업할 우리어선의 업종을 결정하기에 앞서 현장조사를 소홀히 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다.

해양부는 새 한일어업협정이 타결될 경우에 대비해 96년 3월부터 어민대표들을 상대로 일본 수역내에서 조업하는 우리어선의 종류와 수, 어획량 등을 정밀 조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통발 저자망 저인망 등 14개 업종별로 연간 어획실적이 취합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본 수역에서 연간 6천5백t의 어획고를 올려온 쌍끌이어선의 존재는 온데간데 없이 묻혀버렸다.

해양부 관계자는 “당시 회의에 참석한 어민대표들이 93∼96년중 일본 수역내 쌍끌이어선의 조업실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협상팀이 참고한 국립수산진흥원 자료에도 쌍끌이어선은 주로 중국 EEZ에서 조업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해양부는 결국 기선저인망 어업중 쌍끌이어선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하고 외끌이 선단 55척의 조업만을 일본측에 요구했다.

▽추가조업 가능성〓해양부는 이달 중순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한일어업공동위원회에서 쌍끌이어선의 일본 수역내 조업문제를 재론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양부 내에서도 일본 정부가 반대급부없이 우리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찜찜해 하고 있다.

해양부는 우리측이 일본 수역내에서 잡을 수 있는 연간 어획쿼터를 조정하는 방법도 검토해볼 만하다는 입장. 그러나 다른 업종 어획량의 연쇄감축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에 이 카드를 쓰는 것도 그리 쉽지 않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