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투자일기]김석규/「합리적 소신투자」중요

  • 입력 1999년 3월 2일 19시 28분


최근 주식 투자자들과 의견을 나누다보면 ‘시장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엔화 약세가 악재로 등장하는가 하면 노동계의 불만과 함께 노사정 관계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게다가 대규모 유상증자 물량의 압박이 수급불안을 일으키고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역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과연 현재 증시 침체가 어느 선에서 멈출지 또 언제부터 다시 상승할 지 알 수 없으니 답답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시장전망이 명확하게 보일 때가 얼마나 있었던가’하고 자문하게 된다. 투자판단은 항상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려졌다. 상황이 분명해지고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할 때가 오히려 가장 위험한 시기가 아니었을까.

투자자라면 누구나 바닥에서 사고 상투에서 팔고 싶어 한다. 하지만 주식투자의 대가들은 이 희망을 ‘오만’으로 간주한다. 미국의 위대한 펀드매니저로 꼽히는 피터 린치는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 위해 증시 예측 능력을 갖출 필요는 없다. 그 누구도 금리와 경기 인플레를 정확하게 예견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장세와 상관없이 자신이 믿음을 갖고 있는 종목들, 특히 과소평가돼 있거나 단기적 악재로 평가절하된 종목을 매입하라고 말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적당한 투자시기를 찾느라 고심하는 다른 투자자들보다 더 나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피터 린치의 투자방식은 국내 시장에도 적용될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뉴스를 접하면서, 또 쉬지 않고 바뀌는 시세판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마음속은 늘 욕심과 불안이 교차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주식투자를 하는 길은 자신의 감정을 배제하고 합리적인 투자기준과 신념을 일관되게 실행하는 것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김석규(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3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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