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부실대출 과정에 정치인들이 연루되지 않았나.
“농협 감사과정에서는 특정인의 비리를 밝혀내지 못했으나 축협 감사에서 일부 대출비리가 드러난 것으로 안다. 앞으로 정부투자기관 24개, 공적기관 26개 등 50개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를 올 연말까지 철저히 하겠다.”
―취임 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감사한 적이 없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한번도 지시하거나 주문한 적이 없다. 감사원의 독립성을 지켜왔다고 당당히 자부한다.”
―계좌추적권 및 공직자재산등록 실사권 확보 등 감사원법 개정 전망은….
“계좌추적권은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 실명제를 방패로 일부 반대의견이 있지만 설득해 이해시켜야 한다. 재산등록 대상 10만6천명 중 공개대상인7천여명을제외하고는등록내용의 진실여부가 검증되지 않고 단지 보존만 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감사 부작용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앞으로 건수 위주의 실적평가 방식을 개선하고 성과 및 예방감사에 인센티브를 주겠다. 또 시민단체 등 국민의 소리를 감사업무에 반영하겠다.”
―국가정보원 등 감사의 사각지대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국가정보원법에는 국정원 업무의 대부분을 국가기밀로 분류해 제대로 감사를 할 수 없다. 이같은 입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선결문제다.”
―감사원장을 맡은 뒤 유머감각이 넘치는 자유인이라는 이미지가 퇴색했다는 평가도 있는데….
“감사원장이란 직분에도 비판적 안목이 필요하다. 재야활동과 공통된 부분이 많다. 물론 개인생활에 다소 제약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유인의 이미지가 퇴색했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최근 이해찬(李海瓚)교육부장관이 운동권학생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편지의 전문을 구해 읽어 보았는데 교육행정 책임자로서, 운동권 선배로서의 조언이나 충고가 담겨 있더라. 이장관의 본의가 왜곡되거나 오해되지 않기를 바란다.”
한원장은 “9월 정년퇴임 전까지 감사원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일부에서 근거없이 표적감사 운운하며 마치 감사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된 것처럼 말할 때가 제일 아쉬웠다”는 말을 덧붙였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