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대표 허태학·許泰鶴)는 2일 철저히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파격(破格) 인사를 단행했다. 연공 서열과 근무 연한에 따라 순서대로 이뤄지던 기존의 인사 관행을 완전히 깨뜨렸다.
이날 인사에서 과장에서 부장까지 간부로 승진한 60명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22명이 정상 진급보다 최소한 6개월 빠른 ‘발탁’ 케이스. 동기들보다 2년 이상 빨리 초고속으로 승진한 경우도 4명이 포함됐다.
유통사업부에서 식자재 납품 영업을 담당하는 신재용(申再容·33)대리가 대표적 케이스. 신대리는 이날 보통 3년이 걸리는 대리 생활을 6개월만에 접고 과장으로 ‘점프’했다. 지난해 혼자서 21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내는 발군의 영업실적을 인정받은 것.
환경설계공사팀에서 생태복원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김혜주(金惠株·44)과장은 이날 1년만에 다시 차장으로 승진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지난해 과장으로 경력 입사하기는 했지만 보통 6년씩 걸리는 차장 승진을 1년만에 후딱 해치웠다. 김과장은 지난해 13개의 기술특허를 출원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생태복원 분야의 ‘전문가’.
피재만(皮在萬)인사기획팀장은 “서열에 의한 자동승진 제도의 관행을 완전히 없애고 철저히 성과 위주로 개인을 평가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는 파격 인사 외에도 상하반기에 한번씩 우수 사원을 뽑아 포상하고 승진에 혜택을 주는 ‘삼성에버랜드 스타상’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을 자극할 계획. 실적에 따라 최대 5%까지 성과급을 지급하는 다양한 인센티브제도도 확대할 방침이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