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튿날인 3일에도 일단 오전7시경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 집무실로 출근해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오전 출근길에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기자들을 만난 정명예회장은 “다음에 이야기하자”고만 말해 편하지 않은 속내를 드러냈다.
정현대자동차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은 3일 정현대자동차명예회장과 아들 정몽규(鄭夢奎)부회장의 거취 및 후속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현대자동차명예회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왕회장(정주영명예회장)은 이번 인사가 집안 싸움으로 비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므로 모종의 ‘배려’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일부에서는 정현대자동차명예회장이 평소 “형님처럼 개인 시간을 가지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자주 말한 점을 들어 명예로운 은퇴를 한 뒤 회고록을 쓰거나 여행을 하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는 예측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정현대자동차명예회장이 아니라 아들인 정몽규부회장의 거취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정몽규부회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아자동차 독자경영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한편 ‘정몽구회장체제가 구축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앞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해 모종의 협상을 할 여지가 있다는 여운을 남겼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