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봄바람」솔솔…엔화 안정세 회복등 호재 늘어

  • 입력 1999년 3월 12일 18시 51분


주식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종합주가지수가 8일 33포인트 급등한데 이어 11일 12포인트 그리고 12일 8포인트 이상 잇달아 오르자 주식시장에선 장기 조정을 끝내고 상승국면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25일 이후 12일까지 91포인트 이상 뛰어올랐고 거래량과 주식예탁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증권업계는 지수상승을 억제했던 대외적인 변수들이 유리하게 바뀌고 2개월간 조정을 거치면서 지수가 바닥을 다지는 등 증시 체력이 튼튼해진 것을 상승의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힘을 잃는 악재들〓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 환율도 안정세를 찾았다. 10일부터 엔화 환율은 2일 이후 처음으로 1백19엔대로 다시 내려갔다. 1백25엔을 넘을 경우 지수가 500선대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과거 전망이 힘을 잃었다. 동원증권 관계자는 “2월중순에 나왔던 엔화가치 폭락 시나리오는 기우로 끝났다”고 말했다.

2조원에 이르는 유상증자 물량이 지수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불안감도 줄었다. 외국인투자자가 큰 폭의 매수우위를 보이기 때문. 외국인은 3월 들어 2천3백여억원의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활력을 되찾는 시장〓기술적인 측면으로 보면 1월중순 이후 이번 상승세를 포함, 세차례에 걸쳐 반등시도가 있었으나 이번 반등은 질적인 면에서 이미 반등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일반적인 반등에서 나타나지 않는 주도주가 출현했다는 점. 구조조정이 일단락된 은행주를 중심으로 금융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건설주 등의 주변으로 오름세가 확산되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지수움직임에 선행하는 거래량이 늘고 고객예탁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도 조정기 탈출의 징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루평균 1억주 주변을 맴돌던 거래량은 8일 2억주를 넘어섰고 예탁금은 지난달 26일 이후 9천억원이상 늘어났다. 증권전문가들은 지난달말 500선이 무너진 뒤 곧 530선을 회복하면서 지수가 더이상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 투자자들에게 ‘바닥을 쳤다’는 안도감을 주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중국 일본 증시도 경제회복의 기대와 맞물려 폭발적인 동반 상승세를 보이는 등 해외 여건의 강세도 투자분위기를 되살리는데 일조했다는 것.

대우증권 이종우(李鍾雨)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프로그램 잔고물량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지수는 상승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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