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호황을 거품이라고 보는 일부 견해에 대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리처드 그라소 이사장은 단호하게 일축했다.
그라소 이사장은 1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증권거래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강연회에 참석, “전통적인 경기순환체계로 미국경제를 해석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9년의 주기에 따라 호황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 농업경제에서 산업경제로 넘어가던 시대처럼 이제는 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라소 이사장은 인터넷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몇년전만 해도 인터넷은 과학적으로 이용하는 수준에 머물렀으나 지금은 네트워크와 이를 통한 전자 상거래로 빠르게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 과거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미국경제를 판단할 수 없다.”
그는 “실업률이 높지 않은데다 주식투자 수익률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어 향후 미국증시 전망을 좋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그라소 이사장은 이날 “한국이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위기를 잘 극복한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의 대기업들이 해외 자본시장을 활용하려면 부채비율을 지금보다 더 떨어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외이사제도를 통한 기업경영과 활발한 공시 등 투명성과 개방성의 원칙을 견지할 경우 한국 증시가 세계무대에서 추락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