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3인 진단]『주가 오를 여지 충분』

  • 입력 1999년 3월 18일 19시 16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주가가 18일 2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주가하락 국면이 길게 이어질지, ‘한차례 숨고르기’를 한 다음 재차 반등의 기회를 잡을지 3인의 전문가로부터 ‘긴급 장세진단’을 들어본다.>>

◆ 박현주 미래에셋 자산운용사장

최근 한달여동안 종합주가지수가 1백포인트 급등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 주가가 큰폭으로 밀렸다. 그동안 주가상승의 견인차역할을 해왔던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선데다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조정양상을 보이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그렇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소진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프로그램 매물, 유상증자 물량 등 수급측면에서의 악재가 도사리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되살아나면 반등의 기회가 얼마든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주목해야할 부문은 6월물 선물이 현물시세보다 고평가되는 현상이 지속되느냐 여부다. 선물이 현물시세에 비해 고평가되면(향후 주가가 지금보다 더오를 것으로 예측된다면) 현물시장(주식시장)에서의 주식 매수주문이 늘어나 주가가 오르게 된다.

기관투자가들이 선물시세의 고평가현상으로 최근까지 사둔 주식(매수차익거래 잔고)은 총 4천억원 가량. 문제는 이런 시점에서 선물가격이 하락할 경우 현물시장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져 주가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18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프로그램 매수세는 1천억원을 웃돌았다. 선물이 고평가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외국계 투자펀드가 아시아증시 투자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고 고객예탁금이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 다만 투자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직접 주식을 매매하기보다는 간접투자를 통해 위험관리를 병행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 제임스 루니 쌍용템플턴 추진운용 사장

조정을 받고는 있지만 한국증시는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이 아직 불안정하기 때문에 올 여름 주가지수는 일시적으로 450∼500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상승세를 점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호재는 저금리다. 지금같은 수준에선 주식 외에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 합리적인 구조조정의 결과로 한국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과 글로벌스탠더드에 부응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단기적으로는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는 미국증시와 일본 엔화의 일시적 강세도 좋은 재료.

하지만 외국인들은 구조조정의 후유증으로 노사문제가 불거지고 대규모 파업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에 항상 주목한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러시아 남미의 경제위기도 암초. 선진국도 불투명하다. 일본경제는 아직 진흙탕에 빠져 있고 유럽은 정치적 불안정이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며 미국의 성장세도 둔화될 전망.

최근 인기를 모으는 주식형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는 매력있는 우량기업이 많지 않은 실정에서 과다한 유동성을 야기해 주가를 과대평가시키는 부작용도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순기능이 크다.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고 기업경영에 자극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

5∼10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투자자가 많아지면 주가 그래프는 안정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고 누구나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 한국시장에도 ‘투기’가 아닌 ‘장기투자’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는 구조조정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연내 800선도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450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곽태선 SEI 에셋 코리아 사장

3월 결산을 앞두고 주식투자 이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대거 나오면서 주가가 큰폭으로 떨어졌다.

이달말까지는 약세장이 펼쳐지면서 주가가 540∼55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조정국면은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1백포인트 가까이 급등한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는게 좋을 것 같다.

새로운 결산기가 시작되는 4월부터는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를 필두로 새로운 주식매수 기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망의 근거로는 우선 일본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세계 주식시장이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는 점. 일본이 통화량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추기려는 정책이 세계적인 금융경색 완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

국내에서는 현재 장세가 작년 4·4분기(10∼12월)부터 시작된 유동성 장세 연장선상에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실제로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은 본격적인 저금리시대로 돌입한 이후 자산운용의 포인트를 주식쪽에 두고 있다.

다만 주가가 현재 수준에서 추가로 상승할수록 투자위험이 커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이리 저리 휩쓸리지 말고 투자대상 회사의 내재가치를 분석하는데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고르라는 얘기다.

구조조정의 효과가 가시화되는 우량은행 및 증권주, 수입원자재 가격하락과 국내 소비회복의 수혜대상이 될 건설 음식료 제지업종주에 관심을 둘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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