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내실위주 구조조정 박차]자동차 GM투자 유치

  • 입력 1999년 3월 23일 18시 55분


대우그룹이 확 바뀐다.

지난해 12월 41개 계열사를 10개로 줄이는 ‘살생부’를 발표한 지 3개월여만에 밝혀진 대대적 구조조정 방안을 보면 달라지는 대우의 모습을 짐작케 한다. 대우는 주거래은행 교체 등 경영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확장 일변도에서 ‘현금흐름 개선’쪽으로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승부수 띄운 김우중(金宇中)회장〓김회장은 최근 측근들에게 “3월을 지나면 대우는 새롭게 태어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임원회의 석상에서 그동안 자신이 깊게 간여했던 3, 4개 구조조정 추진현황을 설명하고 막바지 ‘스퍼트’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회장의 잇따른 공언(公言)은 최근 주거래은행의 교체가 기정사실화하고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계열사를 2, 3개 팔아야 할 것”이라고 압박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이와 함께 수출입은행이 최근 ㈜대우에 2억달러 규모의 연불금융을 허용한 것과 같은 구조조정에 따른 정부의 ‘지원의지’를 읽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관심 커지는 자동차 구조조정〓지난해 12월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 중 덩치가 큰 자동차와 중공업 부문이 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삼성차 인수후 ‘부채 출자전환’ 가능성을 제기한다.

자동차 구조조정은 미국 GM의 지분참여와 자회사 지분매각 등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GM 본사의 파업으로 표류했던 지분유치 협상은 올들어 대우의 중국시장 진출이 유력해지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GM은 엄청난 구매력을 가진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대우자동차의 산둥(山東)성 완성차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대우기전의 매각도 급류를 타고있다. 대우 관계자는 “김회장이 최근 미국 디트로이트를 방문,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사인 델파이측과 매각협상을 벌였으며 긍정적 회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폴란드에 세운 자동차법인 대우FSO도 런던 증시 상장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 최고 50%의 지분을 내다팔 예정이다.

▽기타 사업도 대수술〓중공업내 사업부문 중 항공 철도차량 등은 이미 계열분리 후 재계 통합법인 출자로 가닥을 잡고 막바지 지분협상중이다. 건설중장비와 지게차 부문은 일본 K사의 지분유치를 추진하다가 주춤한 상태.

전자계열사 중엔 대우통신이 이미 미국 뉴브리지사와 매각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빅딜대상인 대우전자의 미래는 다소 불투명한 편. 재계에서는 대우전자를 삼성에 넘기기보다 유럽쪽 가전업체에 매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친다.

이 밖에 부산 수영만부지 매각을 토지공사에 의뢰하는 등 전 계열사가 구조조정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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