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는 3월들어 부쩍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계에서 ‘대우전자가 빅딜에서 제외됐다’는 소문이 솔솔 흘러나오면서 독자생존에 대비해 전열 정비에 나서고 있는 것. 대우전자의 한 임원은 “사장이 매일 아침 임원회의에서 독자생존한다는 자세로 일을 하라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1,2월동안 평균 60%대의 공장가동률을 보이던 대우전자는 직원들이 생산 라인에 복귀하면서 이달들어 공장을 100% 풀가동하고 있다. TV 냉장고 VCR 세탁기 등 전모델에 걸쳐 그동안 밀렸던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평균 3∼4시간씩 시간외 근무까지 하고 있다. 구미공장 금형라인의 경우 철야작업까지 할 정도로 일손이 바빠졌다.
광고 등 대외적인 마케팅도 공격적인 방향으로 전환했다. 1,2월동안 옥외광고판 등 미리 잡혀있던 고정분만 집행하던 것과는 영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달초 국내 가전사 가운데 처음으로 99년형 냉장고 광고를 TV와 신문에 내보냈다. 최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에어컨도 모델수를 지난해 4개에서 올해 22개로 늘렸다. 영 빅딜대상 업체 같지가 않다.
삼성―대우간에 인수협상이 타결된 삼성자동차 부산공장도 다음달 1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갈 계획. 김석환(金錫煥)대우자동차 부사장이 이미 23일 사전 준비작업을 위해 부산공장에 내려갔다.
현대전자로 합병이 예정된 LG반도체도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는 상태. LG반도체 관계자는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반도체 수율이 정상보다 떨어지기는 했지만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빅딜의 후유증이 하나씩 벗겨지는 모습이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