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규모가 줄었다〓나라 전체의 경제력을 나타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보다 0.8% 감소한 4백49조5천억원.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4백47조8천억원으로 전년보다 0.9% 줄었다.
이중 66.8%인 2백99조3천억원이 소비에 쓰였고 나머지 1백48조5천억원(33.2%)은 저축으로 남았다.
총 저축률은 정부의 조세수입 감소로 전년(33.4%)보다 소폭 하락한 33.2%에 머물렀다. 기업들의 투자기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국내 총 투자율은 전년보다 13.5% 포인트 하락한 20.9%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이 6천달러대인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6천8백10달러)와 우루과이(6천3백53달러). 한국 국민의 1인당 소득 6천8백23달러는 바레인(8천4백71달러)이나 아르헨티나(9천35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소비 투자 생산이 모두 줄었다〓‘소비위축→생산감소→투자축소’라는 불황의 고리가 1년 내내 이어졌다.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8%로 곤두박질친 것은 외환위기 여파로 소비 및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건설투자 등 각종 경제활동 지표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극심한 내수부진을 반영해 가계 소비는 전년보다 9.8% 감소했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무려 38.5% 줄었다. 건설부문에 대한 투자도 부동산경기 침체 영향으로 10.2%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설비투자 효과가 통상 2∼3년 후에 나타나는 점을 들어 지난해의 투자위축이 앞으로의 경기회복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제조업의 경우 중화학공업은 선박 등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5.9% 감소에 그쳤지만 소비위축에 따른 타격이 큰 경공업은 섬유 의복 신발 등 거의 전 업종에 걸쳐 11.7%나 줄었다. 상품수출이 반도체 철강 정밀기기 분야의 호조로 물량 기준 15.6% 증가해 유일한 위안거리다.
▽전망〓한은은 지표상으로 볼 때 우리 경제가 작년 4·4분기에 경기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성태(李成太) 한은 조사부장은 “올해 우리경제는 연초에 예측 한대로 3% 안팎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국민소득이 1만달러선을 회복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