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폐막된 서울총회는 동영상 데이터의 압축 전송 기술에 대한 국제표준인 MPEG4의 경우 버전1에 삼성종합기술원 현대전자 LG반도체 대우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등에서 내놓은 15개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확정됐다.
한국은 또 내년 2월경 최종 결정되는 버전2에도 14개 기술을 추가로 제안한 상태. MPEG 회의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처음에 제안된 기술이 최종규격으로 확정되기 때문에 버전2에도 다수의 국내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MPEG4에 반영되는 국내기술은 전체의 10% 가량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번 MPEG4 기술 채택으로 각국에서 생산하는 미래형 첨단 멀티미디어 통신제품에 한국이 개발한 특허기술이 당당히 쓰이게 됐다. 이에 따라 관련기술이 사용되는 제품마다 받게 되는 기술사용료(로열티)도 상당할 전망.
MPEG4는 영상이나 음향 데이터를 압축해 개인휴대통신(PCS)이나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데 사용되는 국제표준으로 미래 정보산업의 판도를 좌우할 핵심 기술의 집합체. 마이크로소프트 AT&T 소니 NTT 등 미국과 일본, 유럽의 내로라하는 정보통신업체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는 분야다.
이번 MPEG4 기술 채택으로 우리나라는 단순 조립이나 부품 생산에서 벗어나 멀티미디어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한국은 수년전까지 MPEG분야에 대한 인식도 없었고 기술도 한참 뒤져있었고 특히 MPEG1(비디오CD용 압축 표준)과 MPEG2(위성방송 관련 압축 표준)의 경우 거의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 회의에서 처음 논의가 시작된 MPEG7에도 국내 기술이 다수 포함될 전망이다. MPEG7은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검색하는 기술 표준으로 국내에선 총 24건의 기술이 초안으로 채택됐다.
이번 회의에 참석했던 현대전자 김해광(金海光)연구원은 “MPEG7 작업은 아직 일본 기업이 눈독을 들이지 않고 있어 국내 업계가 주도권을 잡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지적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 MPEG(엠펙) ▼
국제표준화기구(ISO) 산하기관인 동영상전문가그룹(Moving Picture Experts Group)의 약자. 멀티미디어 관련 기술의 국제표준을 정하는 전문가 조직. MPEG 위원회는 91년에는 비디오CD용 규격인 MPEG1을, 94년 디지털 방송용 규격인 MPEG2의 규격을 확정했다. 보통 3개월에 한번씩 열리는 회의에 제출된 기술은 상호 토론과 기술적 검증을 거쳐 국제표준으로 공식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