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증시 전망]「조정국면」오래 안갈듯

  • 입력 1999년 3월 29일 19시 32분


주가가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한달만에 1백포인트 이상 상승하던 오름세가 최근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투자자의 매도공세에 꺾이면서 조정양상이 길어지는 상황이다.

올들어 줄곧 ‘팔자’로 일관하던 기관투자가들이 29일을 고비로 ‘사자’로 돌아서면서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는 분석도 있으나 ‘그렇게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4일째 약세장〓29일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매도공세를 펼치면서 지난 주말보다 8.72포인트 하락한 601.07로 장을 마감했다.

그런데 국내 주가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외국인들이 이날까지 연 4일째 주식을 팔았다. 여기에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날도 7백79억원어치를 팔아치우는 등 결산을 앞두고 주식매도에 열을 올렸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종우(李鍾雨)연구위원은 “최근 주가조정은 특별한 악재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외국인이 주도한 주식수요 분위기가 기관과 외국인들이 합세한 주식매도로 급선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관들 왜, 얼마나 팔았나〓증권 보험 투신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은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3월 결산사들. 이들은 금융구조조정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에 신경을 써야할 처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보유량을 줄이기 위해 손절매(손해보고 주식을 파는 것)까지 불사할 정도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덕택에 싼 값에 산 상품주식을 팔아 평가이익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것도 매도공세에 나섰던 이유.

기관투자가들은 어찌됐든 올들어 지난주까지 무려 1조3천9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의 가격차를 이용해 차익을 얻으려는 프로그램 매매분을 빼면 기관들의 순매도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망〓29일은 기관들이 주식을 팔 수 있는 마지막 날. 주식 매도대금이 현금으로 들어오기까지는 매도일을 포함해 3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 나인수(羅仁洙)주식운용팀장은 “지금은 각 금융기관들이 풍부한 주식매도대금을 바탕으로 투자계획을 새로 짜고 있는 상황”이라며 “엔화약세 등 돌발악재가 없다면 4월부터 본격 주식매입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소보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확대와 지수를 이끌만한 주도주 부재 등 대내외적인 악재로 당분간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로 보이지만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강운·정경준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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