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서 일어나 ‘오랄비’칫솔로 이를 닦고 질레트로 면도를 한다. 켈로그의 ‘콘 푸레이크’로 아침을 대신하고 출근, IBM 노트북을 열어 업무를 시작한다. 수치 계산작업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이 역시 최고. 퇴근길에는 월마트에 들러 피앤지의 ‘팸퍼스’기저귀를 사서 집에 도착, ‘쿠어스’ 맥주로 하루를 마감한다.
이제는 생활 구석구석에 외국기업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엄밀히 따져보면 우리도 이제는 한국기업”이라는 외국기업들의 주장은 그래서 일리가 있다.
특히 IMF체제 이후 외국인 투자가 대규모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국내 경제에서 주한 외국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의 중추로 자리잡은 외국기업〓지난해 외국인투자는 1천3백98건에 88억5천2백만달러로 사상최고를 기록. 12월 한달의 투자금액은 95년 연간전체 투자금액을 상회할 정도로 많은 1천9백43만달러.
특히 투자 경향을 보면 지난해초만 해도 국내 각 기업들이 ‘없어도 그만’이라고 여기며 내놓은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주류를 이룬 반면 하반기에는 제일은행 서울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과 마크로 삼성플라자 등 대형 유통점을 인수하는 등 외국인투자자들의 손길이 갈수록 한국경제의 중심부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 재경부는 올해는 관광과 석유화학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투자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도 한국경제의 동반자〓얼마전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주최 간담회에서 한 외국기업 대표는 “한국인들이 이제는 우리를 한국기업들과 똑같이 봐주고 있어 고맙다”는 말을 했다. IMF체제 직후만 해도 외국기업들은 달갑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게 사실.
그러나 각종 지표를 보면 외국기업들이 한국경제를 살찌우는데 차츰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외국기업인들의 한결같은 주장. 실제 무역협회 집계를 보면 상위 1백대 수출기업 가운데 외국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6년 8개사, 97년 7개사에서 98년에는 16개사로 2배가량 늘었다. 또 한국광고단체연합회에 따르면 1백대 광고주 가운데 든 외국기업 역시 96년 6개사, 97년 8개사에서 98년에는 15개사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동근·박정훈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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