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선박충돌 안팎]현대『금강산사업 불똥』긴장

  • 입력 1999년 4월 1일 20시 43분


○…현대측은 북한 선박과의 충돌사고가 금강산 관광사업에 미칠 악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사고배경을 설명하면서 금강산사업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 질문받고 “1일 오후 현재 현대금강호가 북한 장전항에 정박중이지만 북한측의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면서도 금강산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는 모습.

현대상선측은 특히 이번달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북한을 방문,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만나 서해안공업단지 조성사업 등 남북경협 세부사항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이번 사고가 ‘왕회장’의 마지막 숙원사업을 그르치게 될까 전전긍긍.

○…현대 듀크호와 북한 만폭호는 충돌하기 직전까지도 상대 선박과 긴급 교신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국제항해 규정상 상대선을 오른편으로 바라보는 선박이 항로를 벗어나 피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다”며 “듀크호는 만폭호 우측에서 항해중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만폭호가 피항(避航)할 것으로 판단하고 무선교신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

○…현대상선은 듀크호가 구조작업에 부적당한 길이 2백64m의 대형선박인 만큼 1일까지 실종선원 수색작업에 동참한 뒤 예정된 항로를 운항시킬 방침. 20피트짜리 컨테이너 4천4백여개를 한번에 실을 수 있는 듀크호는 사고 당시 4천여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있었으나 충돌에 따른 충격을 거의 입지 않았다.

○…해양수산부는 사고선사인 현대상선에 관계관을 급파해 종합상황실과 핫라인을 개설. 외교통상부도 스리랑카 대사관에 긴급훈령을 발송, 진상파악을 지시하는 한편 스리랑카 정부측에 구조선박 투입을 요청하고 현지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공해상에서 발생한 사고인데다 고의성이 없는 사고여서 남북한 정부가 직접 개입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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