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총자산 37조 늘어…99년 대규모 기업집단현황

  • 입력 1999년 4월 5일 19시 17분


대우그룹이 부채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자산총액(자본금+부채)기준 재벌순위 2위로 뛰어 올랐고 삼성그룹은 부채감축과 계열사분리 등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3위로 내려섰다.

작년 한해 동안 5대그룹의 자산총액은 크게 늘었으나 6∼30대그룹의 자산규모는 오히려 감소해 대형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작년말 현재의 자산현황을 토대로 5일 지정한 99년도 대규모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5대그룹의 자산총액은 3백10조9천억원으로 97년말보다 13.8%(37조8천억원) 증가한 반면 6대이하 그룹은 1백61조9천억원으로 0.2% 감소했다.

이에 따라 30대그룹 자산총액중 5대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65.8%로 97년말에 비해 3.1%포인트 높아졌다.

그룹별로는 대우(25.2%) 현대(15.3%) SK(3.5%) 한솔(1.8%) 롯데(1.5%) 등의 자산이 크게 늘었고 LG(-3.3%) 한라(-3.1%) 삼성(-2.9%) 쌍용(-1.4%) 대림(-1.2%) 등의 자산이 많이 줄었다.

작년에 3위였던 대우그룹은 ㈜대우 등 4개 계열사의 부채가 크게 늘면서 1년사이 자산이 무려 25조2천억원 불어나 2위로 올라섰다.

반면 작년에 2위였던 삼성그룹은 계열사를 5대그룹 중 가장 많은 12개 줄이고 부채를 5조1백억원 가량 감축한 결과 자산규모가 2조9천억원 감소해 3위로 떨어졌다.

현대그룹은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로 기아 관련 13개사가 계열로 편입되면서 자산이 15조3천억원 늘어 1위를 고수했다.

LG그룹은 LG칼텍스정유의 외화차입금 상환 등으로 자산이 3조3천억원 감소했고 SK그룹은 자산재평가와 유상증자로 3조5천억원 늘어 5위를 유지했다.

작년에 부도를 낸 거평과 뉴코아는 30대그룹에서 탈락하고 제일제당과 삼양그룹이 각각 28위와 30위로 신규 진입했다.

30대그룹의 계열사 수는 작년 4월 8백4개에서 올 4월 6백86개로 1백18개 줄었다. 5대그룹은 23개(8.9%)를 줄였고 6대이하그룹은 95개(17.4%)를 감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제도는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자산 순위는 경영실적과는 관계가 없다”면서 “재벌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는 내년 3월 이후 다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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