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월급봉투 다시 두툼해진다…증권업등 중심

  • 입력 1999년 4월 5일 19시 59분


올해는 샐러리맨들의 월급봉투가 지난해보다 두둑해질 전망이다. 극심한 경영난 때문에 상여금 자진반납 등의 형식으로 임금을 삭감했던 기업들이 올들어 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삭감된 임금을 복원하고 있기 때문.

특히 구조조정을 끝내 ‘우량 기업’으로 재탄생했거나 지난해 인건비 절감 등으로 이익을 많이낸 업체들이 올 임금 인상에 앞장서고 있다.

▽최악에서 탈출〓임금 인상 움직임은 지난해 임금 감소폭이 컸던 업종에서 두드러진다. 경총 조사 결과 지난해 최악의 임금 삭감률을 기록했던 곳은 금융보험업 건설업 제조업 순이었다.

이 가운데 건설업계의 경우 지난해 삭감한 임금을 원상회복한 업체가 이미 등장했다. LG건설은 지난해 800%에서 400%로 삭감한 상여금을 500%로 올리고 성과급제를 도입, 연간 영업실적에 따라 최고 400%의 상여금을 더 주기로 해 LG건설 직원들은 최고 900%까지 상여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증시 호황을 맞은 증권업계도 그동안 묶었던 승진인사를 실시하거나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조였던 허리띠를 풀고 있다. 지난 2년간 승진인사가 없었던 대신증권은 4월 들어 전직원의 20% 가량을 무더기 승진시키고 특별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고용조정 임금삭감 등으로 크게 진통을 겪었던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삭감폭이 워낙 컸던 데다 최근 기아자동차에 대해 사기 진작 차원에서 상여금을 별도로 지급한 사례가 있어 어느정도 임금을 인상할 계획이다.

▽임금 인상 업체 증가 추세〓5일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근로자 1백인 이상 업체 4백53곳이 임금교섭을 타결한 가운데 23.4%가 임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임금 인상 업체가 5.8%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

임금을 삭감한 업체는 11.0%에 불과했고 나머지 65.6%는 동결. 이에 따라 전체 협약임금상승률은 -0.3%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0.8%에 비해 0.5%포인트 상승했다.

〈정용관·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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