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전계열사, 유상증자 임박 「주가 띄우기」비상

  • 입력 1999년 4월 5일 20시 21분


올들어 증권거래소의 일일거래량 ‘톱 10’에는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줄곧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도 1∼4위를 현대의 건설 전자 상사 증권이 차례로 ‘독식’했다.

“요즘 증권시장 경기는 현대그룹이 떠받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현대가 강력한 ‘주가 부양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이유는 6조2천억원의 자산재평가분을 부채비율 조정에 인정하지 않는다는 금감위의 결정에 따라 ‘연내 부채비율 200% 이하 감축’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

자산매각과 외자유치가 뜻대로 안되자 ‘해법’을 유상증자로 돌렸다는 분석이다. 그룹 구조조정본부가 전 계열사에 유상증자 일정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린 것도 그런 이유.

이에따라 증자에 대비한 ‘계열사 주가 끌어올리기’ 작전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 작전의 ‘공격수’ 역할은 현대증권 ‘바이(Buy)코리아’ 펀드가 맡고 있다.

바이코리아는 지난달 발매에 나선지 보름만에 1조원을 돌파할 만큼 증시 자금을 끌어모아 현대주식을 대량 매집하고 있는 대형 펀드.

올해 목표를 60조원으로 잡았다는 후문. 덕분에 현대 계열사 주가는 요새 상승곡선을 그리며 호조를 보이고 있어 부양 작전이 어느정도 적중하고 있는 셈.

현대는 주가 상승추이를 봐가며 계열사 증자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올초 주력사인 현대건설이 무려 9천만주의 신주를 발행한 바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건 현대차의 증자 물량. 정세영(鄭世永)명예회장 시절 제대로 증자를 못한 탓에 현대차는 회사 규모에 비해 발행 주식 규모가 작은 편. 따라서 수천억원 이상의 ‘매머드 증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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