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나 수익성 면에서 5대그룹과 6대이하 그룹 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으며 6대이하 그룹이 5대그룹에 비해 구조조정을 열심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구도의 지각변동〓삼성이 5년만에 2위 자리를 내주고 대우가 5년만에 2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작년에 분사 부채감축 등으로 몸집을 줄여 자산을 2조9천억원 줄인 반면 대우는 부채증가 자산재평가 등으로 자산을 25조2천억원 늘렸다.
작년에 10,11위였던 동아와 롯데가 자리를 바꿨다. 또 한솔(15→12위) 동국제강(19→15위) 동부(20→16위) 새한(30→25위) 강원산업(29→26위) 등이 순위가 크게 올랐다. 순위가 내려간 그룹은 한라(12→17위) 효성(16→19위) 코오롱(18→20위) 아남(21→23위) 신호(25→29위) 등.
제일제당과 삼양이 새로 30대그룹에 등록됐다. 거평과 뉴코아는 부도를 낸 뒤 작년 9월 1일 30대그룹에서 제외됐다.
전문가들은 자산순위는 경영성적과는 무관하다고 말한다. 자산은 경영을 잘해 자본금을 쌓아도 늘어나지만 빚을 많이 얻어도 커진다. 구조조정이 절체절명의 과제였던 작년같은 상황에서 구조조정에 애쓴 결과로 자산 순위가 낮아진 경우가 많다는 지적.
한편 30대그룹 중 쌍용 동아 고합 아남 강원산업 신호 등 6개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진행중이고 한라 진로는 화의가 진행중이다.
재계에선 “30대그룹을 지정해 25가지의 규제를 부과하는 것은 국내외시장에서 외국 대기업과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오늘날의 상황에 더이상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5대그룹 구조조정 부진〓95년 이후 매년 20%대를 기록해온 30대그룹 자산총액증가율은 작년중 8.6%에 그쳤다.
5대그룹의 자산총액은 97년말 2백73조1천억원에서 작년말 3백10조9천억원으로 13.8% 늘어났다. 6대 이하 그룹은 1백62조2천억원에서 1백61조9천억원으로 0.2% 줄었다. 98년 30대 그룹중 5대그룹의 자산비중은 65.8%로 97년에 비해 3.1%포인트 증가했다.
작년중 5대그룹의 매출증가율은 14.9%로 30대그룹 전체(7.1%)의 두배가 넘었다. 이에 따라 30대 그룹 매출액 중 5대그룹 비중은 69.8%에서 74.9%로 높아졌다.
98년 매출액대비 당기순이익률은 5대그룹이 마이너스 3.3%로 전년보다 3.3%포인트 악화한 반면 6∼30대그룹은 마이너스 7.9%로 5.3%포인트 악화했다.
부채비율 감소폭도 5대그룹(137.9%포인트)이 6대이하그룹(119.1%포인트)보다 컸다.
내용면으로는 6대이하 그룹이 더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다. 5대그룹은 주로 증자나 자산재평가를 통한 자기자본 증가(23조2천억원) 요인이 컸다. 반면 6대이하 그룹은 자기자본을 4조5천억원 늘리고 부채를 3조6천억원 줄였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