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혈압측정기 시장에서 세계적 업체로 성장한 세인전자(최태영·崔泰榮·53)는 한 품목에 특화해 경쟁력을 일궈낸 벤처기업.
현재 세계시장의 10%를 점유하고 있으며 특히 유럽시장 점유율은 25%에 달한다. 일본 옴론(Omron)사에 이어 세계랭킹 2, 3위를 다투는 일류기업이다.
그러나 회사의 외양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세인전자의 사무실은 경기 안양시 평촌동의 ‘초라한’ 벽돌건물. 그나마 전세도 아닌 월세로 빌려 사용하고 있다. ‘고정자산과 고정비용은 적을수록 좋다’는 최사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탓.
“몸집이 가벼워야 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은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요.”
최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원과 대한전선 기술부장을 지내고 창업을 결심할 때 초기자본이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부가가치가 높은 전자 의료기기 벤처기업을 택했다.
82년 당시 1천5백만원으로 시작한 세인전자의 매출은 작년 1백57억2천만원, 올해 목표 2백40억원으로 성장했다. 매출액중 85%를 꾸준히 수출하는 효자기업이다.
국내외에 여러 건의 특허를 잇따라 출원,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며 디자인 전문업체에 거액을 투자, 산뜻한 제품 외양도 갖췄다. 품질이 좋아도 가격이 비싸면 구입을 꺼려하는 소비자 심리를 고려해 저가정책을 유지한 것도 성공의 요인.
세인전자의 성장은 일본 관련업체들의 쇠락을 초래했다.
아직 남은 최대 라이벌은 옴론사. 세계시장의 50%를 점유한 강자다. 하지만 이탈리아 헝가리 등 일부 시장에서는 이미 세인전자에 무릎을 꿇었다.
최사장의 현재 목표는 3, 4년 뒤 세계1위 업체가 되는 것. 다음달에는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 0343―421―3201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