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전망]설비투자 부진…실업해소 어렵다

  • 입력 1999년 4월 7일 20시 02분


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 규모는 정부의 목표 경제성장률 4%를 달성하기 위한 적정선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연 40만명으로 추산되는 신규인력을 소화하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대규모 실업사태가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설비투자 왜 부진한가’라는 보고서에서 “올 설비투자는 신규 실업을 유발하지 않는 경제성장률 4%를 달성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3%대”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정부가 예상하는 4%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설비투자증가율이 최소 8% 이상 유지돼야 하며 이 경우 2001년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측 설비투자 전망치 3%는 다른 민간연구소 전망치보다는 낙관적이지만 94∼96년의 실적보다는 5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96년까지 10년간 연 10% 이상 증가해왔던 설비투자는 97년 -8.7%, 98년 -38.5%로 2년 연속 급감했으며 올해에도 △부채비율 200% 축소요구 △빅딜추진 등으로 투자분위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30대 그룹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축소하기 위해서는 1백조원 이상의 유상증자나 자산의 50%에 달하는 2백조원의 자산매각이 필요해 설비투자 여력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연구소는 추산했다.

주요 업종별 설비투자 동향을 보면 조선이 작년 대비 20.2%가 증가, 증가율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고 이어 섬유(15.5%) 자동차(13.2%) 건설(6.0%) 반도체(4.2%) 등의 순.

연구소는 본격적인 경기회복기에 진입하려면 현재의 6∼7%대 연구개발비 투자를 1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기술개발 투자를 늘리고 기존 설비의 효율적인 활용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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