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증시「힘겨루기」가열…은행-보험 투자 가세

  • 입력 1999년 4월 12일 19시 46분


금융―증권간 ‘돈전쟁’이 불붙었다.

주가급등으로 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리면서 투신권이 증시최대의 매수세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은행권이 12일 대항상품으로 ‘고위험 고수익’의 단위형 금전신탁을 일제히 발매하며 대반격을 시작했다.

특히 증시가 연일 활황을 보이자 그동안 주식투자를 억제했던 은행 보험까지 본격적으로 증시에 뛰어들 채비를 함에 따라 금융―증권―외국인―개인간 ‘파워게임’의 공방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 숨돌리는 투신권

3월초부터 한달여간 순매수 행진을 해온 투신권이 지난주말엔 1백9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3월2일부터 이달 9일까지 투신을 포함한 기관투자가는 9천2백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중 투신은 1조4천3백3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최대의 ‘사자’세력이었다.

이쯤 되자 “너무 숨가쁘게 뛰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투신권의 신규 유입자금중 주식을 산 주식매수비율이 3월 첫째주엔 20%대였으나 4월 첫째주엔 65%(1조6천억원 유입에 1조원 순매수)로 높아졌다.

▼ 몸푸는 은행 보험

은행권은 고객이 맡긴 돈 중 최대 30%까지 주식에 투자가능한 단위형금전신탁을 12일 내놓았다. 첫날에만 4천억원 이상이 들어와 투신권의 주식형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은행계정의 주식투자규모는 3월말 현재 4백억원에서 이달들어 7백억원까지 늘리는 등 투자규모를 조심스럽게 늘려가고 있다.

보험권도 주식투자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 삼성생명 정경수(鄭景秀)주식파트 부장은 “은행권의 대출세일 때문에 대출로 자금을 운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주식투자비중을 늘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편식하는 외국인

투신권이 숨을 돌리면서 쏟아져나오는 매도물량을 외견상 외국인이 받아가는 것 같지만 외국인이 사는 주식은 특정종목에 편중돼 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유지되지만 주가가 떨어지는 종목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외국인이 이달들어 9일까지 순매수한 규모는 3천7백억원. 이중 60%에 해당하는 2천2백41억원은 국민 신한 하나 주택 한미은행 등 이른바 우량은행에 집중 투자됐다.

▼ 달아오른 개미군단

이달 들어 9일까지 순매도는 7천9백억원. 그러다가 12일 2천억원이 넘는 순매수로 돌아섰다.

개인투자자는 활황 속에서도 종목을 잘못 짚어 ‘종목별 상투’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증권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요즘같은 ‘돈전쟁’ 틈새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수익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막연히 ‘저가우량주, 업종대표주’만 찾기보다는 외국인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그들이 사들이는 종목과 우량개별주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충고다.

〈이용재·신치영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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