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화제]남양유업 『사장실은 빼고 사무실 현대화』

  • 입력 1999년 4월 12일 19시 46분


“사장실만 빼고 다 바꿔라.”

부채비율 0%의 무차입경영으로 유명한 남양유업의 홍원식(洪源植·49·사진)사장이 대대적인 사무실 개조작업을 앞두고 “사장실은 눈곱만큼도 건드리지 말라”고 엄명을 내려 업계의 화제다.

남양유업은 자체건물 없이 서울 중구 남대문로1가의 본사를 32년째 임대해 쓰고 있으며 직원들이 10여년된 철제책상을 사용하는 ‘자린고비 경영’으로 정평이 난 회사.

그러나 직원 사기진작과 업무정보화를 위해 이달말 50억원을 들여 본사 사무실 집기를 전면교체하고 경영정보시스템(MIS)을 구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사장실은 그냥 놔두라고 지시한 것.

홍사장은 “이 기회에 사장실을 다른 회사처럼 꾸며보라”는 권유를 들었으나 “지금 사무실도 아무 불편이 없으니 그럴 돈이 있으면 생산적인 일에 더 투자하라”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홍사장은 집무실에 TV 한 대 없이 책상 하나와 4인용 소파만 배치해 놓았을 정도의 알뜰파. 지난해 매출액 5천억원을 돌파한 기업의 사장답지 않게 비서실도 없이 일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적인 투자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충남 공주공장에 3백20억원을 들여 무인자동생산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이번에는 울릉도대리점에 이르기까지 전국 2천여개 대리점과 본사가 주문 입고 등 모든 업무를 전산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남양유업 직원들은 이달말 사무실 개조작업이 끝나면 1인당 사용면적이 1.1평에서 1.8평으로 늘어나고 내부 인테리어도 그럴듯한 사무실을 처음 갖게 된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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