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백화점업체인 롯데의 신규진출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금융업에서 영토확장을 노리는 현대와 이동통신업계의 최강자인 SK도 신용카드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수백만명의 기존 고객을 확보해 놓은 이들 업체가 신규참여할 경우 카드업계는 물론 유통 정유 이동통신 등 관련 경쟁업체들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진출 확정적〓기준충족 업체에 한해 신용카드업 진출을 허용한다는 정부방침에 따라 현대캐피탈 SK캐피탈 롯데할부금융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
재정경제부는 개별업체의 허용여부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롯데할부금융은 자기자본비율이 23.3%로 허가조건(7%이상)을 훨씬 넘고 그룹 부채비율도 200%미만이어서 진출이 거의 확정적이다.
현대와 SK의 경우 정부 일각에서 비판적이지만 추진을 계속할 태세다. 현대는 최근 전산시스템개발을 끝내고 전문인력도 스카우트하는 등 2,3개월 안에 영업에 들어갈 준비를 끝냈으며 SK도 조만간 재무구조개선 등으로 신용카드업 진출조건을 충족시킬 계획이다.
▽관련업계 초비상〓신용카드 대전(大戰)의 ‘태풍의 눈’은 롯데. 롯데는 이미 1백80만명의 백화점카드고객을 확보한데다 일본에서 1,2%대의 저금리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타사에 비해 훨씬 유리한 입장. 또 국내 최대의 백화점과 일반 가맹점이 공동 마케팅을 실시하면다른경쟁업체고객이 롯데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현대는 백화점과 자동차 정유 등을 영업기반으로 여러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며 SK는 6백70만 이동전화가입자와 4백50만 엔크린보너스카드 회원을 활용한다는 계획.
이들이 기존 자사카드에 일반가맹점까지 신용카드로 묶을 경우 카드업은 물론 유통 제조업에서도 경쟁력이 대폭 강화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우려. 이에 따라 기존카드업계는 LG가 미도파백화점과, 삼성이 대전 동양백화점의 카드발급을 대행하는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한미은행과 카드제휴를 맺는 등 대비책을 서두르고 있다.
▽다양화하는 고객서비스〓기존 카드업체들은 “현재 신용카드회원이 4천5백만명에 이르고 업체수가 30여개나 되는 등 포화상태”라며 신규진입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다. 상품개발과 서비스차별화 경쟁이 불붙을 것이기 때문. 또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카드 수수료율도 신규업체가 진출할 경우 인하경쟁이 불가피해 고객들은 싼 이자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