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가족명의 재산은닉 세금체납 12명 고발

국세청이 체납된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재산을 가족명의로 교묘하게 빼돌린 납세자와 명의를 이전받은 배우자 및 자녀 등 1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동안 소득을 의도적으로 줄여 세금을 적게 낸 탈세혐의자가 고발된 적은 있었지만 재산을 빼돌린 세금체납자가 고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12명 중 7명은 체납자고 나머지 5명은 그 배우자와 자녀로 국세청은 체납세금 17억8천만원을 추징했다.

▽증여받은 가족도 고발된다〓체납자 박모씨는 94년 7월 강원 속초시에 있는 임야 3필지 1만7백30㎡를 팔면서 98년 3월말 납기로 2억9천만원의 양도소득세 고지서를 받았다.그러자 박씨는 이 세금을 안 내려고 지난해 6월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 1채와 제주도에 있는 임야 등을 아들 2명에게 넘겨줬다.

국세청은 이같은 증여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입증하고 체납세금을 추징하기 위해 사해(詐害)행위취소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물론, 박씨와 함께 아들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증여세도 포탈〓체납자 조모씨는 97년 9월 경기 성남시에 있는 상가를 팔아 1억7천4백만원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했다.

그러나 조씨는 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서울 소재 상가를 98년 8월 재단법인에 증여한 것으로 위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8억7천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은 나중에 받았다.

▽세금 고지 전에 빼돌려도 처벌받는다〓국세청은 이처럼 체납상태에서 재산을 빼돌린 납세자 외에도 세금 고지 전에 재산을 빼돌리거나 증여 또는 매입한 25명을 함께 적발했다.이들은 세금고지서를 받기 전에 미리 세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재산을 제삼자나 친인척에게 매매 또는 증여했다.

국세청은 이들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해 소유권을 원상복구시킨 뒤 37억2천만원의 세금을 받아내기로 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