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한국의 고실업과 대응정책(조우현·曺尤鉉 숭실대교수)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실업률 8.7%는 유럽과 미국의 13%와 같은 정도의 충격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교수는 한국의 경우 ‘남성은 사회적 노동, 여성은 가사노동’이라는 가구내분업체계가 형성돼 있고 자녀들은 서양과 달리 25세 전후까지 부모와 함께 살기 때문에 남성실직은 가족 전체에 큰 고통을 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회보장제가 극히 미약한 상황에서 남성가구주의 실직은 한 가정의 생존기반을 위태롭게 하고 의료보건서비스와 자녀교육 중단 등 치명적인 사태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국의 8% 실업률과 관련된 실업총량은 유럽과 미국의 12%가 갖는 사회적 파괴력과 유사하다는 것.
이에 따라 국세청의 근로소득세 자료 등을 통해 소득수준 하위 30%에 해당하는 3백30만가구를 파악해 빈곤실태를 확인한 뒤 공공근로 기회 제공, 중고생 학비지원, 생계보호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교수는 주장했다.
조교수는 2월 전국 주요 30개 대학의 졸업자 취업률은 43.2%로 95년 60.9%, 96년 63.3%, 97년 61.8% 등과 비교할 때 급격히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