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본기업의 대우중공업 인수가 국내 조선업계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국내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은 대우중공업 매각으로 팽팽한 수주경쟁을 벌여온 한일간 조선업 경쟁구도가 일본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데 근거한다.
국내 조선업계는 작년 현대 대우 삼성 등 5사가 8백82만GT(총t수)규모의 선박을 건조해 세계 시장의 33%를 점유했다. 일본은 1천98만GT로 세계시장의 41%를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 2백20만GT를 건조한 대우중공업이 일본에 매각되면 단순계산만으로도 일본의 시장점유율은 50%에 육박하게 되고 한국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또 일본은 그동안 특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분야를, 국내 조선업계는 유조선 벌크선 자동차운반선 등 범용부문을 주력시장으로 삼아왔으나 대우가 일본에 넘어가면 범용부문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시장을 나눠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같은 시장에서라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일본업계가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반면 대우중공업의 매각으로 한국이 조선업계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유럽조선소들이 잇따라 매각 폐쇄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기술력과 한국의 가격경쟁력이 결합하면 세계 조선업계의 무게중심이 한국으로 넘어오게 된다는 것.
작년 일본 조선업계는 미쓰비시를 제외한 7대 업체가 모두 적자를 기록해 공격적인 수주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세계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조업단축 설비축소 등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
따라서 대우중공업 인수후 일본내 설비는 폐쇄 또는 축소할 가능성이 높으며 해외로 설비를 이전하지 않은 나머지 업체는 가격경쟁력면에서 한국에 밀려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