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구조조정]금감위-채권銀『실현성 높다』환영일색

  • 입력 1999년 4월 20일 07시 28분


대우그룹이 구조조정방안을 발표한 직후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자동차를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며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우 주채권은행인 제일은행도 이날 대우의 구조조정 계획을 ‘매우 강도높은 것’으로 평가했다.이런 분위기가 반영돼 대우중공업 ㈜대우 대우통신 등 대우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이날 대우증권 한국전기초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위원장은 “매각대상 계열사 및 사업부문의 규모가 적절해 구조조정방안이 상당히 실현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미국 GM과 매각협상을 벌인 자동차의 덩치가 너무 컸던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것.

그는 특히 일본기업과의 대우중공업 조선부문 매각상담이 성사될 경우 한국의 시설과 일본의 자본 및 기술이 결합하는 ‘국가적 차원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위원장의 설명에 의하면 대우그룹이 현재 해외기업과 벌이고 있는 매각협상은 30여건, 금액으론 9조∼10조원규모에 이르고 있다.

이위원장은 대우그룹의 획기적인 구조조정방안 발표로 시장에서 나도는 근거없는 자금악화설도 점차 꼬리를 내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위원장은 현대그룹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자동차 △건설 △반도체중심의 전자 △금융 △조선중심의 중공업 등을 중핵(中核)으로 착실히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또 금강그룹 현대해상 등에 이어 6월에는 현대산업개발을 그룹에서 떼어내는 등 계열사 분리작업이 한창이라는 것.

이위원장은 “따라서 대우와 현대에 대해 금융제재 등 ‘채찍’을 들 필요는 지금으로선 별로 느끼지 않는다”며 “최근 거론된 금융제재 논의는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호근(李好根)제일은행 상무는 “대우는 이번 구조조정 계획발표에 앞서 은행측과 대부분의 내용을 사전에 충분히 협의했다”며 “대우중공업의 조선부문과 힐튼호텔 매각은 내년으로 계획됐다가 이번에 추가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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