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늦은 감은 있지만 대한항공이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경영진을 교체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며 “대한항공은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인명우선의 안전경영을 하고 국제신인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정부는 재벌의 족벌경영 자체를 문제삼거나 다른 기업의 족벌경영까지 전문경영인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재계의 반발이나 우려는 기우일 뿐”이라고 사태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O…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청와대가 대한항공에 대한 초강력 제재조치를 요구하자 건설교통부는 21일 하루종일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으나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해 당혹스러워 했다.
항공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대한항공 경영진의 결심이 해결의 열쇠”라며 “2,3일 정도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가 뒤늦게 경영진 교체방침 소식을 전해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대한항공이 경영진 교체방침을 결정하고 오후부터 건교부와 조율작업 중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건교부에는 진위를 확인하려는 문의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조사장이 사표를 낼 것이라는 소식을 외부로부터 전해들은 대한항공측은 임원들을 중심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한 뒤 “현재로서는 조사장의 사퇴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으며 향후 회사의 진로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 방향이 정리되는대로 공식 발표하겠다”고 진화. 밤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있던 직원들은 “우리도 정확한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다”고 대답을 회피하면서도 조사장이 퇴진할경우 회사 내부에 몰아닥칠 인사 태풍에 대한 불안감으로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황재성·박정훈기자〉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