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경제연구소는 26일 관리대상기업을 제외한 5백86개 상장사가 금리하락 및 구조조정의 결과 올해 9조3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 달러화대비 원화환율은 1천1백80원, 연평균 회사채수익률은 8.7%로 가정했다.
상장회사들은 반도체 호황기인 95년 7조원의 흑자를 냈지만 경제위기를 맞아 97년 4조6천억원, 98년에는 사상 최악인 14조7천억원의 적자를 냈었다.
동원경제연구소는 특히 내년의 경우 전체 상장회사 흑자규모가 15조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이 ‘보약’인가〓금리하락에 따라 금융비용이 크게 줄어든 것이 일등공신. 부채가 많은 기업이 금리하락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지목됐다.
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溫基銑)기업분석실장은 “제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높아 금리하락으로 금융부담이 30%만 줄어도 연 6조원에 이르는 수지개선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환율하락으로 인한 환차익 발생, 적자사업의 정리 및 매각, 고용조정에 따른 인건비 감소, 은행 등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정리 등도 호재.
▽제조업 기지개 켠다〓4백8개 제조업체의 매출액은 내수회복에도 불구하고 환율 및 수출단가의 하락으로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보여 작년보다 1.7%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경상이익은 금융비용의 급감, 환차익 발생 등에 힘입어 작년 1조원에서 6조5천억원으로 555%나 많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98년 0.47%에서 3.04%로 높아질 전망. 1백억원어치를 팔아 남기는 마진이 4천7백만원에서 3억원으로 늘어난다는 것.
업종별로는 반도체 및 장비업종의 예상 순이익증가율이 1,645%로 가장 높고 이어 사무기기(471%) 제약 화장품(209%) 화학(117%) 정유(97%)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섬유 의복 자동차 등은 작년에 이어 적자가 계속될 전망.
▽금융기관도 신바람〓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기관들도 경기회복과 증시호조로 영업환경이 개선돼 작년 11조6천억원 적자에서 8천5백억원 정도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최근 19개 일반은행의 1·4분기(1∼3월) 충당금적립전 이익은 1조5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연구소는 하반기부터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이 더욱 강화돼 충당금 적립부담이 늘어나 은행들의 올 수지는 9천억원 가량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작년 7천억원대에서 올해는 1조8천억원으로 급증할 전망.
금융기관을 제외한 건설 도소매 등 1백개 비제조업체도 매출액 증가율은 둔화되지만 순이익은 98년 3천억원 적자에서 3조3천억원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