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는 당초 삼성과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나 최근 매각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삼성측에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할 것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은 “부채가 3조5천억원이나 되는 현대석유화학을 굳이 무리해 인수할 필요가 없다”며 당초의 빅딜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와 삼성은 작년8월 동등지분을 출자해 통합법인을 출범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했었다. 양사는 또 지난달말 실무진으로 통합추진팀을 구성해 6월말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빅딜논의를 협의해왔다.
현대와 삼성간 유화빅딜이 원점으로 되돌아갈 경우 양사 통합후 전체지분 중 15% 가량을 투자하기로 한 미쓰이물산으로부터의 외자유치도 불투명해진다.
현대가 빅딜협상에 제동을 건 것은 삼성과의 통합법인에 대한 추가출자부담이 가장 큰 이유. 지난달 자산가치 실사결과 현대는 삼성보다 2천7백60억원 가량의 자산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돼 통합법인 설립시 그만큼 더 부담해야 한다.
현대석유화학 관계자는 “그룹 구조조정본부가 매각방침을 결정한 만큼 통합법인에 현물출자 이외에 추가출자는 불가능하다”며 누구와도 매각협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측은 “삼성이 현대를 인수하는 것은 재무구조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현대와는 끝까지 빅딜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