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간담회 표정]金대통령 농담섞어 분위기 유도

  • 입력 1999년 4월 28일 07시 01분


27일 저녁 청와대에서 만찬을 겸해 열린 ‘재계―정부―금융기관간담회’는 구조조정이라는 사안의 성격 탓인지 처음에는 상당히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도적인 농담과 대화유도로 곧 분위기가 풀렸다.

…김대통령은 주채권은행 은행장들과 정부관계자들의 발표 및 보고에 이어 중국요리로 만찬을 하면서 경직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참석자들에게 잇따라 질문을 던졌다.

먼저 김우중(金宇中)대우회장에게 “유럽에서 대우의 소형차가 많이 팔리고 있다면서요”라고 가벼운 화두를 던졌으며 이에 김회장은 수출호황에 대해 설명. 또 정몽구(鄭夢九)현대회장에게는 현대 기아자동차의 수출상황을, 손길승(孫吉丞)SK회장에게는 이동통신분야 현황을,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에게는 반도체시장 현황을 물었으며 구본무(具本茂)LG회장에게는 “반도체 빅딜에 협조해줘 감사하다”고 인사.

…김대통령은 특히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체어맨을 탔는데 그후 더 많이 팔리느냐”고 대우 김회장에게 질문. 이에 김회장은 “영국 신문에 여왕이 대우자동차공장을 방문한 사진이 나와 좋은 선전이 됐다”며 “장관들이 큰 차를 타야 세일즈에 도움이 될 것 같으니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지시해달라”고 요청.

김대통령은 이를 받아 “내가 세일즈를 해서 차가 많이 팔리면 청와대에 뭘 주느냐”고 조크, 참석자들이 한바탕 웃기도 했다. 그러자 현대 정회장도 “곧 현대에서 배기량 4천5백㏄짜리 신차가 생산되면 청와대에 한대 기증할테니 평가해 달라”고 가세.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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