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무작정 타 금고에 썩힌다…감사원 정부부처 감사

  • 입력 1999년 5월 3일 19시 49분


정보통신부와 철도청 등 일부 정부기관과 산하단체들이 예산을 과다하게 편성한 뒤 사용하지 않는 등 비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해 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 밝혀졌다. 또 일부 기관의 경우 예산을 무단으로 전용하거나 사업예산을 편법으로 증액, 편성해 온 사실이 적발됐다.

3일 감사원에 따르면 정보통신부는 96∼98회계연도에 체신보험보상금 관련 예산 3천1백6억원을 편성, 집행하는 과정에서 체신보험의 수입보험료를 제대로 산정하지 않아 3년간 3백28억원을 사용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는 것.

철도청은 서울 이문 전동차기지 건설공사 관련 예산을 편성하면서 사전에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하지 않고 무리하게 예산을 따내 96회계연도의 경우 88억원의 예산 중 불과 3백만원만 집행하는 등 98회계연도까지 3백42억여원을 불용처리하거나 다음해로 이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해양수산부 철도청 등 5개 행정기관은 96∼98회계연도에 26억6천7백만원의 예산을 예산당국의 승인없이 무단으로 전용했고 건설교통부는 98회계연도에 대상사업이 아닌 사업을 계속비사업에 포함시키는 편법으로 1백4억원의 예산을 부당증액한 사실이 적발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정부 각 부처가 예산을 따내는 데만 급급해 불필요한 예산을 편성하는 바람에 다른 분야에 사용됐어야 할 예산이 효율적으로 집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감사원은 산업자원부 외교통상부 교육부 등 18개 정부기관에서 지난해 말 4백31억여원의 예산을 불필요한 경상경비 등의 명목으로 사용하려 했던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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