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국민연금 수납 거부 움직임…『수수료 없어』

  • 입력 1999년 5월 3일 19시 49분


국민연금 가입대상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연금보험료 수납을 대행하고 있는 23개 은행이 10일로 다가온 수납마감일을 앞두고 추가 수납대행업무에 난색을 표시하고 나섰다. 은행에 따라서는 수납거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관리공단은 3일 작년 9월 국민연금 확대실시가 예고된 상태에서 계약을 경신한 만큼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올 9월까지는 은행들이 현재 조건대로 수납대행업무를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일 국민연금 확대실시로 도시지역 자영업자 4백2만명으로부터 새로 국민연금 가입 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단측은 이중 60∼70%에 해당하는 2백41만∼2백81만명 가량이 실제로 은행 등을 통해 10일까지 수납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들은 작년 대규모 인원감축으로 일선창구 직원 수가 크게 줄어든 반면 연금보험료 수납대행으로 창구업무가 폭주하게 되면 고객서비스의 질이 저하되고 추가 인건비 등 비용이 크게 늘어나 영업수지가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은행들은 연금보험료 수납과정에서 3일간 수납금을 예치할 뿐 수수료를 전혀 받고 있지 않아 한해 38억원 가량의 적자를 보고 있으며 여기에 3백만건이 추가될 경우 1백88억원의 추가적자가 예상된다며 울상이다.

이에 따라 은행연합회를 통해 수납금 예치기간을 7일로 늘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공단측은 국민이 낸 기금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자의적으로 예치기간을 늘릴 수 없다며 거부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김희권(金熺權)과장은 “현재 연금보험료 수납방식은 건별 수작업으로 이뤄져 업무가 번거롭지만 10월부터는 전산입력이 가능해 은행측의 업무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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