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LG 『이젠 벽걸이TV로 승부』

  • 입력 1999년 5월 12일 19시 09분


차세대 대형 영상표시장치 PDP TV(벽걸이 TV)시장을 선점하려는 국내외 가전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일제 수입품이 싹쓸이해온 이 시장에 최근 LG전자 대우전자 양사가 ‘명함’을 내밀었기 때문.

특히 대우는 파격적인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의 잠재수요에 불을 붙이는 ‘역(逆)발상’으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우전자는 12일 42인치 와이드 PDP TV를 개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대우전자와 오리온전기가 공동개발, ‘서머스’란 상표를 붙인 이 PDP TV는 일제 PDP TV가 셋톱박스와 스피커가 분리돼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것과 달리 일체형이기 때문에 전원만 연결하면 곧바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가격은 후지쓰나 NEC 등 일제의 절반수준인 8백50만원. ‘수요증가→생산확대→원가절감’이라는 가전업계의 전통적 사업패턴을 뒤집고 일단 저가격으로 시장을 선점한 뒤 원가를 낮추겠다는 시도다. 초기엔 월 2백50대 정도씩 생산할 방침.

대우전자 관계자는 “공공장소와 유흥장 등에 설치된 대형 프로젝션TV와 가격차가 크지 않아 급속히 시장을 파고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고급아파트에 사는 고소득층도 공략대상.

이에 앞서 LG전자도 이번 주초 주문생산 방식으로 40인치 PDP TV생산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기존 TV의 아날로그신호와 컴퓨터 영상신호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TV수상기는 물론 PC모니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판매가격은 고급승용차 한대가격인 1천6백만원. LG 관계자는 “지난해 60인치 PDP 개발도 끝내놓고 시장이 커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세계시장에서 ‘한국산〓싸구려’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질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PDP의 세계시장 규모가 2000년 25억달러에 이어 2005년엔 1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가정용TV의 10%를 점유하고 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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