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운송등 수출부대비용 급등…수출경쟁력 크게 약화

  • 입력 1999년 5월 17일 19시 28분


외환위기 직후 폭증했던 각종 수출 부대비용이 원상회복은 커녕 급등하고 있어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은행들의 대외 차입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은데다 해상운임까지 폭등한 탓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은행 및 해운선사와의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

▽수출업체들, ‘울며 격자먹기’〓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국내 대형 컨테이너선사들은 세계적인 수출화물 가격인상 추세에 편승, 이달부터 북미행 운송요금을 1FEU(4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개)에 평균 9백달러씩 올렸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이전 1FEU에 1천3백달러였던 운송료는 현재 2천8백달러로 급등. 수출물량은 폭증하는 데 반해 수입물량이 거의 없어 빈 컨테이너 반입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선사들의 설명이다.

수출업체들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수출납기가 다가오면서 클레임에 걸릴까봐 어쩔 수 없이 굴복, 계약을 맺고 있다.

대기업 K사의 경우 이처럼 물류비용이 폭증하면서 수익성을 맞추지 못해 바이어 주문에 응하지 못하는 물량이 쌓이고 있다. 중소기업 P사 관계자는 “한달에 2,3개 FEU를 수출하는 중소업체들은 운송료 협상을 할 여지조차 없어 속수무책”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무역협회측도 “해상운임 폭등으로 수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고 10%까지 올랐다”며 “누구를 위한 수출인지 알 수 없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선사들은 북미항로에 이어 유럽항로에 대해서도 7월1일부터 1FEU에 2천달러에서 7백달러를 추가로 올리겠다고 통보, 수출업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비용 부담도 여전〓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폭등한 외환매매수수료, 환가료(換價料) 등은 몇차례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편. H은행 관계자는 “아직 환율이 불안정한 데다 대외 차입여건이 개선되지 않아 일종의 단기 달러금융인 환가료 등이 내려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출업체들은 환가료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달러 환전료를 내리지 않고 각종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들.

은행들은 IMF이전 무료로 처리해온 △구매승인서 △수출입 인증서 △외화이체 수수료 등에 대해 ‘인건비라도 건지겠다’며 건당 1천∼1만원씩 받고 있다. 신용장 개설 및 분실수수료 등도 30∼40% 정도 올렸다.

〈박래정·이명재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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