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로 본 간접투자상품]펀드 「진짜실력」제각각

  • 입력 1999년 5월 20일 19시 23분


「간접투자펀드의 운용능력을 평가하려면 주가 상승기보다 하락기(조정기)의 실적에 주목하라.」 증시 활황에 힘입어 고수익을 구가하던 간접투자상품들이 주가 급락으로 수익률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크게 고전하고 있다.

주식형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은 ‘수익성과 투자리스크’ 측면에서 직접 주식을 사고 파는 것보다 유리하다는게 전반적인 평가. 올들어 시중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대세상승기에 간접투자상품의 수익률이 높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 문제는 주가하락기의 펀드 운용실력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조정국면에서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더라도 정확한 장세예측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손실폭을최대한줄여야운용능력이 우수한펀드”라고지적한다.

▽주가상승 국면의 펀드실적〓종합주가지수는 2월24일 498선에서 이달 10일 814선에 이르기까지 거침없는 상승세를 탔다. 지수상승률은 63.4%. 이 기간중 서울투신의 플래티넘1호(뮤추얼펀드)는 70.79%의 수익률(기준가격 변동률)을 기록, 지수상승률을 웃도는 운용능력을 과시했다.

미래에셋의 박현주펀드와 삼성투신의 프라임펀드, LG투신의 트윈스챌린지펀드 등도 50%를 훨씬 초과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30%대 수익률에 그치는 펀드들도 다수 있었으나 △실제 주식운용에 들어간 기간이 다르고 △주식 편입비율이 90%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그런대로 괜찮은 성적표라는게 펀드매니저들의 주장이다.

▽주가하락 국면의 펀드실적〓주가지수는 11일부터 17일까지 5일(거래일 기준)동안 무려 97포인트 가량(11.8%) 폭락했다.

조사대상 간접투자상품 가운데 지수하락률보다 더 떨어진 펀드는 서울투신의 플래티넘 1호가 유일하다. 이 펀드는 주가상승기에 운용성적이 가장 좋았던 반면 하락기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나머지 펀드의 수익률은 지수하락률보다 낮게 떨어져 그나마 주가하락기에 적절히 대응한 것으로 평가됐다.

박현주펀드는 ―7∼―8%, 한국투신의 MVP펀드는 ―3%, LG투신의 트윈스챌린지는 ―6%의 하락률을 각각 기록, 상대적으로 괜찮은 운용능력을 보여줬다.

미래에셋의 이글1호와 한국투신의 골든칩펀드 등은 목표수익률(30%)을 달성한 직후 곧바로 채권형으로 전환, 수익률을 고정시켰기 때문에 주가하락기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정확한 장세판단이 포인트〓단기급등 이후 조정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보유주식을 미리 처분한 게 하락폭을 줄인 요인.

MVP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신 김석규(金錫圭)펀드매니저는 “이달초 주가가 급등하면서 800선을 넘어서자 이 정도면 단기고점이 됐다고 생각했다”며 “5∼6일 보유주식을 처분, 주식편입비율을 75%에서 40% 수준으로 낮춘게 주효했다”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구재상이사는 “주식 편입비율을 하향조정한데다 최근 주가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는 증권 은행주를 미리 팔고 한국통신 포철 등 우량주를 매입한게 하락폭을 줄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플래티넘 1호는 주가하락기에도 주식편입비율을 90%로 유지, 손실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강운·정경준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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