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와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공동주최로 26일 호텔롯데에서 열린 디자인경영포럼에서는 두 기업의 디자인전략이 소개됐다.》
▼토털액세서리 「쌈지」▼
84년 설립, 93년 쌈지 브랜드로 인기를 얻으면서 연간매출 1천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쌈지는 ‘주머니’를 뜻하는 순우리말 브랜드. 헝겊으로 만든 ‘거지백’이 초창기 대표제품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부드러운 조각’개념을 적용한 이 가방은 딱딱한 핸드백 일색이었던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핸드백은 드는 게 아니라 입는 것’이라는 패션개념을 도입해 강한 실험정신을 드러낸 것.
쌈지 디자인의 생명력은 팝아티스트들과의 교류가 비결이다. 화가나 퍼포먼스작가의 작품을 상품화하는 한편 새 브랜드를 발표할 때마다 퍼포먼스 중심의 아트쇼를 개최해 문화흐름을 주도하는 브랜드로 떠올랐다.
천호균사장은 “고객의 감각을 예측하는 데는 예술가들과의 교류가 가장 효율적인 투자”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남성토털브랜드 ‘놈’과 캐릭터브랜드 ‘딸기’등도 내놓았다.
▼YTC 「사오정 전화기」▼
작은 이어마이크를 귀에 꽂고 통화하는 이 전화기는 ‘수화기는 손으로 잡고 통화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아이디어 제품.
그러나 지영천사장은 정작 기술개발을 끝낸 뒤에도 디자인 때문에 한동안 고심했다. 디자인이 세련되지 않으면 소비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후발경쟁사에 시장을 쉽게 빼앗긴다는 것이 지사장의 판단.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과 몇달에 걸친 밤샘작업에서 수십가지 디자인을 개발해 그중 가장 작고 깜찍한 두가지 디자인을 상품화했다. 회사 인지도가 낮은 점을 감안해 톱인기가수를 모델로 채택하자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기 시작했다.
97년초 직원 4명으로 시작한 벤처기업 YTC통신은 창업 2년만에 사오정전화기 한 품목으로 올해 3천만달러 이상의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