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동양의 데이콤 지분을 인수하기로 올해초 계약까지 끝냈지만 동양이 추가지분을 제시하면서 가격 재협상을 요구한 데 따른 것.
LG는 동양이 데이콤 지분을 제삼자에게 매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에 매입대금 4천억원을 공탁하는 등 법적 대응을 불사하고 있다.
▽LG ‘다 된 밥에…’〓LG는 동양측의 추가협상 요구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LG 고위관계자는 “올해초 동양의 데이콤 지분 20%를 4천여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끝냈다”면서 “그러나 최근 동양이 4% 가량의 추가지분을 더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재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동양은 LG와의 재협상에서 데이콤 추가지분 4%를 포함한 총 4백50만주에 대해 7천억원가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 ‘신의냐, 실리냐’〓동양은 “LG와 약속한 올초보다 주가가 50% 이상 오르는 등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며 가격 재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 데이콤의 주가는 1월초 5만원 안팎에 불과했으나 LG와 삼성의 인수경쟁으로 이달초 11만원까지 올랐다가 27일 현재 8만8천원선.
이에 앞서 동양은 LG와의 계약 직후 삼성으로부터 “계약 위약금을 물어주고 웃돈을 얹어 인수하겠다”는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 입장에서는 계약파기로 욕을 먹더라도 실리를 챙길 것이냐, 아니면 손해를 보고 LG와의 약속을 지킬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
▽법정싸움으로 갈 수도〓동양이 재협상을 요구하자 LG는 동양이 데이콤 지분을 삼성에 매각할 수도 있다고 보고 14일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데이콤 지분매입 대금으로 4천억원을 공탁했다.
동양이 LG에 데이콤 지분 20%를 넘기기로 한 계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제삼자 매각 가능성에 쐐기를 박자는 의도.
LG는 “공탁과는 별개로 양측의 가격차가 상당히 좁혀져 곧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면서도 “동양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소송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해 법정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