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경제전문가들『한국정부,기업구조조정 개입 그쳐야』

  • 입력 1999년 6월 2일 20시 07분


『한국경제는 회복세에 들어섰으며 실질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있다.』(한국 정부측 관계자들)

“한국이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은 위험하며 실질적인 회복을 위해선 기업의 수익성 및 투명성 제고 등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외국 경제전문가들)

한국경제의 회복 정도와 향후 전망에 대해 한국 정부와 외국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이 크게 엇갈렸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콘퍼런스’ 소속 아시아경제 전문가들은 2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열린 ‘한국정부와의 원탁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한국 정부는 더 이상 기업 구조조정에 직접 개입해서는 곤란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그룹의 경영자문회사인 EABC 사장 토니 미셸은 “구조조정 시행은 기업 자율에 맡기고 정부는 각종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병행해 구조조정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에 머무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선 본회의에서 엄낙용(嚴洛鎔)재정경제부차관은 “정부는 재벌개혁 과정 및 금융기관과 재벌 사이의 대화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 정부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대조적인 입장을 보였다. 현재까지의 경제회복 정도에 대해서는 정부측 인사로 참석한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가 “실물부문의 성장으로 한국 경제가 많이 회복됐다”고 말한 반면 이코노미스트측 참석자들은 “V자형 경제회복은 내수경기 회복에 기초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측 아시아경제전문가인 데이비드 오리어는 “올해 몇달 동안의 경제지표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회복 수준은 97년 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내수경기 회복을 막고 있는 대표적 걸림돌은 일자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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