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투신운용 『LG증권-종금 합병시키지 말라』

  • 입력 1999년 6월 2일 20시 07분


국내 기관투자가가 이례적으로 상장사의 합병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현대투신운용은 2일 “LG증권과 LG종금의 합병 시도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를 위해 법률에 근거한 주주권리의 행사는 물론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들과의 연대 등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투신 강창희(姜敞熙)대표이사는 이날 LG증권 오호수(吳浩洙)사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히고 “그룹 구조조정본부 담당임원이 합병계획 및 일정, 투자자 보호방안을 상세히 보고해줄 것”을 요구했다.

현대투신측은 “증권주의 내재가치 상승을 예상해 4월 중 LG증권주 편입비율을 대폭 늘렸으나 합병설이 나돌고 그룹측이 합병 검토 사실을 시인하면서 주가가 급락, 고객재산에 상당한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LG증권 주가는 종금과의 합병설이 유포된 직후인 지난달 19일 2만6천3백원에서 1일 현재 1만9천1백원으로 급락했다.

증권전문가들은 LG증권에 대한 그룹 지분이 18%에 불과한 반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20% 안팎, 외국인들은 8.45%를 보유하고 있어 기관과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합병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 두 회사간 합병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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