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뮤추얼펀드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펀드발행 회사의 광고와 주위 분위기에 편승한 투자가 늘어 우려되는 바가 크다. 한국 펀드시장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방향을 토론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보여진다.
정부가 개방형을 허용하지 않아 현재 한국에서 거래되는 펀드는 모두 폐쇄형이다. 개방형은 펀드가 발행된 후 언제든지 투자자가 원하면 현재 순자산가치(펀드의 자산가치에서 부채를 차감한 액수)로 환매할 수 있다. 반면에 폐쇄형은 일단 발행되면 만기내(통상 펀드가 존속하는 기간) 환매가 불가능하다.
미국 폐쇄형펀드는 한국처럼 만기를 설정하지 않는다. 상법상 펀드는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회사가 청산되거나 다른 개방형펀드에 합병되지 않는 한 존속한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에서는 대부분 1년 정도의 만기를 두나 실제 주식회사 청산절차를 감안하면 14∼16개월 정도는 돼야 환금이 가능하다.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증권시장 규모, 급격한 국제금융시장 환경변화 등을 감안할 때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상당기간 손실 위험, 혹은 기회비용에 노출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한국 펀드는 국내 주식 및 채권에 대부분 자금을 투자해 국내 시장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 시장 전체가 약세로 전환될 때 손실위험이 높다.
특히 수익률과 펀드매니저 성과가 상당 부분 과장돼 있다. 실증적인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거 운용 성과와 미래수익과는 유의적 관계가 없다. 시장이 대체로 효율적이기 때문에 월등한 성과를 낸 펀드는 다른 펀드가 즉시 전략이나 포트폴리오 구성을 따라오므로 지속적으로 월등한 성과를 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뮤추얼펀드를 코스닥시장과 무리하게 연계시키는 것도 위험하다. 정부는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코스닥시장 상장 조건을 완화하고 펀드의 코스닥 소속 주식 편입을 권유하고 있는데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미국에서는 1년동안 평균 4백∼6백개 벤처기업들이 나스닥시장에 상장되고 이중 3백∼4백여개가 자격미달로 상장취소되는일이반복된다. 나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들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반증이다.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펀드를 코스닥시장에 무리하게 연계하다보면 주가 조정기에 상상할 수 없는 혼란에 직면 할 수 있다.
기관투자가에 비해 정보와 자금력에서 현저하게 열세인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고 건전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간접투자시장이 발전돼야만 한다. 이를 위해 개방형펀드를 조속히 허용하고 미국의 모닝스타와 같은 평가 및 자료제공회사들을 육성해야 한다. 투자자들로 하여금 검증되지 않은 회사 홍보자료가 아닌 객관적으로 입증된 자료로 펀드를 비교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펀드가 당초 투자목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운용자산내용을 정기적으로 투자자에게 공시하고 있는지, 실적과 성과가 적절하게 평가되고 있는지를 수시로 감독해야 한다.
원재환(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