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의 주문이 아니다. 9일 오후장 들면서 낙폭이 커지자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시장가주문을 통해 투매에 나섰다.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50.14포인트 떨어지면서 803.46을 기록,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당정이 만든 악재〓기관투자가들이 이토록 ‘겁에 질려’ 투매에 가담한 것은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이 이날 국민회의 자민련과의 당정협의에서 대형수익증권의 투자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관들의 투매물량이 쏟아지자 개인투자자들 역시 ‘더 빠질지 모른다’며 투매에 동참했다.
이밖에 오늘 시장에 불거진 악재는 △선물옵션만기일의 대규모 프로그램매도 예상 △스폿펀드 등 일부 주식형 수익증권 환매로 인한 대형주 매물화 △미국 증시 하락과 금리인상 전망 등.
▽급락뒤엔 급등이〓이날 폭락을 중장기적 하락세로 해석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대한투신의 이헌철(李憲喆)펀드매니저는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대규모 프로그램매도물량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매수세를 위축시켰으나 만기일이 지나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최악의 경우 내일 대규모 매도물량이 나와 지수가 800선 밑으로 간다면 그동안 가격이 비싸 사지 못했던 대형우량주를 사들이는 기관투자가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