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5월 3조3684억원의 주식을 사고 3조3955억원어치를 팔아 27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8월 596억원 순매도 이후 8개월 연속 순매수기조를 유지했던 외국인들의 투자행태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증권가는 앞으로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도 계속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순매도세를 보여 올들어 지난달까지 처분한 주식이 사들인 것보다 427억원이 많았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 4월 198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다 5월에는 1113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금감원은 미국의 금리상승 전망 등에 따른 불안으로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상장회사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국적별로 봐도 지난달 미국계가 가장 많은 2710억원어치를 순매도해 미국 금리상승 움직임이 이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증권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말 금리를 최소 0.25% 올리고 연내 추가인상할 것이라는 보도로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더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쟈딘플레밍증권 서울지점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설은 이미 상당폭 시장에 반영돼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국제 유동성을 위축시켜 한국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이 91년 대세상승기와 비슷하다는 인식이 외국인들 사이에 폭넓게 퍼져있다며 경기회복이 확인되고 미국금리 상승이 완만하게 이뤄진다면 별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외국인들이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을 팔아 이익실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유력하다.
3,4월 종합주가지수가 600선 밑에서 맴돌 때 주식을 많이 사들인 외국인들이 최근 주가가 800선을 넘자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장만호 대한투자신탁 대표펀드매니저는 “최근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끈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꺾이지 않는 한 조만간 외국인들도 다시 ‘사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